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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TvN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첫 화 ‘손에 손잡고’는,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관계와 감정을 담아내며,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를 단단히 잡아주는 시작점입니다. 특히 둘째여서 항상 언니의 새일에 가려진 덕선의 서러운 생일과 그날 밤 케이크 하나에 담긴 위로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간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귀한 에피소드입니다.
1. 줄거리_그 시절 골목에서 시작된 이야기
응답하라 1988 제1화, 손에 손잡고의 배경은 쌍문동 봉황당 골목. 다섯 가족이 옹기종기 살아가는 이곳은 활기와 정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성덕선을 중심으로, 각기 개성 강한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모범생 성선우, 시니컬한 김정환, 분위기 메이커 류동룡, 그리고 조용한 천재 바둑소년 최택. 이들은 함께 자라며 우정을 나누는 소꿉친구들입니다.
이 첫 화는 그들의 밝고 유쾌한 일상을 통해 1980년대 한국 사회 속 가족, 이웃, 친구 간의 정(情)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각 인물의 개성과 관계가 자연스럽게 소개되며, 이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입니다.
덕선은 친구들과 학교에서 점심을 먹으며 평범한 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본인의 생일이 까맣게 잊혀졌다는 사실에 서운함을 감춥니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덕선의 집 앞마당에서는 친구들이 준비한 깜짝 생일 파티가 펼쳐지고, 뜻밖의 축하에 웃음과 감동이 교차합니다.
이 장면을 통해 덕선은 가까운 이들이 자신을 잊지 않고 있다는 따뜻한 사실을 깨닫고, 에피소드는 감성적으로 마무리됩니다.
2. 나레이션 – 그 시절 우리가 몰랐던 가족의 마음
항상 둘째라는 이유로 소외감을 느껴왔던 덕선. 그날 밤, 자신의 생일을 기억해 준 가족과 친구들을 마주하며, 덕선은 훗날 이렇게 회상합니다. 이 나레이션은 드라마의 핵심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가족’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쩜 가족이 제일 모른다. 하지만 아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결국 벽을 넘게 만드는 것, 시시콜콜 아는 머리가 아니라 손에 손잡고 끝끝내 놓지 않을 가슴인데 말이다.”
“결국 가족이다. 영웅이 아니라 영웅 할아버지라도 마지막 순간 돌아갈 제자리는 결국 가족이다.”
“대문 밖 세상에서의 상처도 저마다의 삶에 패어있는 흉터도, 심지어 가족이 안겨준 설움조차도 보듬어 줄 마지막 내 편, 결국 가족이다.”
“아니 그리고, 그래도 역사는 반복된다.”
3. 삽입곡 – 골목과 감정을 물들인 8곡
- ① 신해철 – ‘그대에게’ 오프닝. 덕선과 친구들이 뛰노는 쌍문동 골목 풍경과 함께 등장하며, 에너지 넘치는 청춘 분위기를 불어넣습니다.
- ② 장국영 – ‘분향미래일자’ 친구들이 모여 새우깡을 뜯으며 영웅본색 2 비디오를 시청하는 장면. 당시 유행하던 문화와 소년들의 감성을 상징합니다.
- ③ 변진섭 – ‘새들처럼’ 골목에 울려 퍼지는 어머니들의 “밥 먹어라” 외침과 함께 흐르며, 답답한 현실 속 자유를 꿈꾸는 소년소녀들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 ④ 이문세 – ‘깊은 밤을 날아서’ 덕선의 자기소개와 봉황당 골목의 전경이 어우러질 때 삽입. 그 시절의 감성과 인물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어줍니다.
- ⑤ 이적 – ‘걱정 말아요 그대’ 정환이 처음으로 운동화를 사달라고 말하는 장면. 기뻐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어우러지며 따뜻한 울림을 줍니다.
- ⑥ 김필 – ‘언젠간 가겠지’ 선우 엄마가 서러움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흐르며, 억눌러온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냅니다.
- ⑦ 코리아나 – ‘손에 손잡고’ 1988 서울 올림픽 개막식 장면. 덕선이 TV에 등장하자 온 동네가 환호하며 이 곡이 배경으로 흘러나옵니다. 에피소드 제목과 상징적으로 맞물립니다.
- ⑧ 조용필 –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마무리 장면. 덕선의 감정이 정리되는 순간에 흐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운을 남깁니다.
4. 에피로그
응답하라 1988 제1화 ‘손에 손잡고’는, 작은 생일 하나를 통해 관계의 본질을 되묻습니다. 서운했던 하루는 따뜻한 파티로 마무리되고, 부족한 듯하지만 결국은 내 편인 가족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첫인상을 남깁니다.
문득 꺼내본 오래된 사진 한 장처럼, 이 첫 화는 그 시절 우리의 감정을 되살리고, 오늘의 삶을 다정하게 위로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