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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제4화 'Can't help ~ing'는 첫사랑의 시작, 가족 간의 서운함, 그리고 소중한 일상의 감정을 그려낸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덕선, 선우, 정환의 미묘한 세 사람의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맘에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잘 담겨있습니다.늘 골목의 웃음을 선사하던 성균의 깊은 우울에 무뚝뚝의 대명사인 정환의 다정한 변화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족 간의 서운함과 고마움 등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1. 줄거리



전교 999등이던 덕선은 대학을 가겠다고 선포하며 과외를 시켜달라고 합니다. 먼저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천재 바둑기사인 친구 택이에게 집중력 과외를 받아보려 하지만 바둑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던 덕선은 그마저 실패하고 맙니다. 덕선은 그 와중에 요플레 뚜껑도 열지 못하는 엉성한 친구 택이가 바둑이면 바둑 큐브면 큐브를 휙휙 돌려서 순간적으로 다 맞추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멈추지 못합니다. 결국 덕선은 서울대생인 언니에게 친구들 틈에 끼어서 과외를 받게 되지만 과외 자체가 덕선에게 무리인 듯합니다. 이래서 과연 대학에 갈 수는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호랑이 과외 선생님 틈에서 동룡과 덕선이 선사하는 깨알 웃음을 놓칠 수는 없네요.
덕선, 선우, 그리고 정환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눈에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덕선은 변진섭 카세트테이프에 막대 사탕을 붙이고 선우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 사탕뿐"이라는 쪽지를 남깁니다. 유독 선우 앞에서만은 여성스러워지는 덕선이 너무 사랑스럽게 그려집니다. 덕선에 대한 감정의 변화는 정환에게서도 느껴집니다.
늘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인 성균은 미란의 생일을 맞아 돈가스 집에서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식도 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두 아들에게 주려고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들어가지만 가족들은 관심도 없습니다. 성균은 식탁 위에 그대로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보며 가족들에게 서운함을 느낍니다. 그리곤 그 서운한 마음 때문인지 집안과 골목의 웃음을 담당하던 성균에게서 웃음기가 사라집니다. 개그 본능마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정환이 알게 되고 무뚝뚝한 정환이 나름대로 아빠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정환은 아빠의 유일한 개그 리액션을 하던 덕선처럼 자기도 한번 따라 해 보게 되고 그 모습에 성균은 놀라서 감동을 받게 되고 단번에 화가 풀리고 먹지 않던 밥을 먹게 됩니다. 어색하기만 하던 정환의 모습에 놀란 토끼처럼 반응하던 성균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2. 다시 꺼내 보고 싶은 내레이션
화가 풀리고 성균이 발톱을 깎을 때, 깎던 발톱이 미란의 입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미란은 늘 밝기만 하던 성균도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그때 시작되는 정환의 내레이션이 시작됩니다.
"오래된 내 것만큼 지겹고 초라한 것도 없다. 하지만 지겨움과 초라함의 다른 말은 익숙함과 편안함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만들어 낸 익숙한 내 것과 편안한 내 사람들만이 진심으로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고 토닥여 줄 수 있다. 지겹고 초라해 때론 꼴도 보기 싫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내 사람들뿐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오랜 내 사람들, 그래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We can’t help loving them."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정환이 아빠 성균의 마음을 풀어주고 시작되는 정환의 내레이션과 실제로 정환이 책을 읽는 것과 겹쳐지는 이 내용은 보고 또 봐도 미소 짓게 하는 내용이다.
3. 장면에 담긴 삽입곡들
- Wham – "Wake Me Up Before You Go-Go"
아이들의 아침 등교 장면 배경음악 - 돈 피크 – "전격 제트 작전"
성균 가족들이 포니 2를 타고 미란의 생일 파티 가는 장면에서 나온 노래 - 변진섭 –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선우가 카세트테이프 선물 발견하는 장면 등 - 슈베르트 – "송어"
성균네 가족이 경양식 집에서 외식 장면 - 들국화 – "매일 그대와"
성균 가족이 레스토랑에서 가족사진 찍는 장면 - 유재하 – "우리들의 사랑"
덕선, 선우, 정환이 과외 준비할 때 나온 노래 - 임병수 – "아이스크림 사랑"
덕선과 동룡이 과외하면서 부르던 노래, 후반부에서는 패배한 택이에게 친구들이 욕을 가르쳐주며 노래하며 춤추는 장면에서 나온 노래 - 조용필 –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정환이 아버지 성균의 개그를 어색하게 받아주고 난 후 성균이 혼자서 라면을 먹으며 웃는 장면에서 나온 노래
4. 에필로그
드라마 중간, 좋아 보이는 남의 우산을 집어 든 일화의 찢어진 우산을 치우며 했던 동일의 한마디를 되새기며 마무리한다. "암만 남의 것이 좋아 봬도 다 허탕인 것이여, 이 사람아"
지겹고 초라해도 가족이라는 익숙하고 편안함이라는 그 울타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에피소드, 다시 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응답하라 1988"이다.